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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공공분양 청약 신청을 해보며 느낀 점

당근치로 2024. 1. 1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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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공공분양 청약 신청을 해보며 느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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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 아늑한 집이 갖고 싶다

 

 

처음으로 국민주택 공공분양에 청약 신청을 해보았다. 그동안 청약은 꿈도 못 꿨다.(공공분양의 저금리 장기 대출 혜택을 몰랐다. - 이 혜택이 서민들에게는 이익공유형 분양의 아쉬운 점을 상쇄시키는 것 같다. 당장 돈이 많지 않아도 내가 살 수 있는 좋은 컨디션의 집을 살 수 있는 점에서. 물론 당첨 시. ^.ㅠ) 그러다 최근 조금씩 청약에 대해 알아가게 되면서 올해 첫 공공분양 주택인 SH 뉴홈 '위례지구 A1-14BL 이익공유형 분양주택 사전예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처음 로또방에 들르는 마음으로(?) 청약 신청을 경험해 보았다. 그리고 느낀 점을 몇 개 기록해두려고 한다.


1. 공공분양 청년 특별공급 신청 조건은 정말 빡세다.(?)

특히 월평균소득. 생각보다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 ~140% 기준이 낮아서, 나도 쥐꼬리 월급이라 소득이 높지 않았는데 햄스터 꼬리 월급정도는 되어야 신청 자체가 가능하다. 나의 경우 작년 무소득기간이 있었어서 낮은 평균으로 신청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 '근무기간'으로 평균을 내야 하고, 찾아보니 해당 공고(공고일: 2023/12/29)의 전년도 월평균소득 기간 기준은 공고일의 전년도인 2022년이라고 해서 근로소득이 계속 있었고, 그해는 연봉이 더 낮았는데도 근소한 차이로 신청 조건에는 부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몇 년을 일했는데... 내가 제일 서글픈 케이스인 것 같아.......)

게다가 내가 모은 자산도 적어야 하지만 부모님 자산도 적어야 한다.(공고상 10억 언저리) 상상해 봤는데 짠테크 하고 피땀눈물 흘리며 자산 10억 모아 직주근접 살고 싶은 집 하나 마련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늦둥이 자식(어딘가 있을 것 같은 케이스일 것 같은데?)은 청년 특공 신청을 못하겠구나. 가난을 노력의 시간으로 극복해 낸 사람은 오히려 공공 정책을 통한 기회가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산의 범위도 생각했던 것보다도 넓어서 부적격자가 되지 않으려면 정말 꼼꼼히 따져봐야 하겠더라.

 

2. 일하지 않는 자, 청년 특별공급 신청하지 말지어다.

공고상으로는 몰랐던 부분인데, 청년 특공으로 청약 신청 시 현재 근로소득자이거나 사업자여야 한다. 무소득 상태로 1년 이상인 사람은 특공 신청 자체가 불가능했다.(프리랜서는 따로 쓰여있지 않았는데, 찾아보니 소득 증명을 하면 되는 것 같다.) 아, 그리고 5년 이상 근무(소득) 이력이 있어야 했다.(그렇다는 것은 6년 차쯤 되었어도 소득이 그만큼 적어야 한다는 소리인데... 생활비로도 부족할 월급을 주는 그런 악덕 회사는 어서 이직을 해야 할 것 같은데...ㅠㅠㅠㅠㅠ?????? 혼란스럽다.)

 

3. 청년 특별공급 청약 신청, 오히려 어렸을 때 돈 없어도 시도해봐야 할 것이었다.

공공분양 특별공급(사실 일반공급까지도) 청약 당첨이라는 것은 나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 것, 일반민간분양 청약 당첨은 돈 많이 모으고 청약통장 납입 횟수를 많이 채워야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공공 청년 특공은 어렸을 때 소득도 더 적고ㅠㅠ 자산이랄 것도 없는 때부터 시도해 보면 좋았을 것 같다. 어차피 늘 빠듯하게 사는데... 사라지는 월세보다는 내 집 대출 갚느라 빠듯한 편이 나으니까. 청약통장 매회 10만 원씩 - 공공분양 청약 신청할 때 쓰라고 금액도 채워서 불입하는 거였는데, 일반공급은 진짜 복권일 테고, 아마 공공분양받는 데에 내 청약통장이 소멸될 일은 없어 보인다. ㅎㅎㅎ

 

4. 인터넷 청약신청 프로세스에 진입했더라도, 마감시간이 되면 문을 닫는다.

특공 모집일 마감시간인 5시에 가까워졌을 때쯤 청년 특공 청약 신청 화면 확인차 SH 청약 프로세스에 들어가 보았는데, 렉이 심하다가 마지막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홈페이지 첫 페이지로 튕겨져 나왔다. 아주 칼 같다. 청약은 무조건 여유 있게 신청해야 한다. 그래서 일반공급 신청기간 내일까지인데 오늘 해버렸다...!

 

5. 사전청약은 모호한 것투성이다.

청약은, 특히 사전청약은 공고의 수많은 내용에 향후 변동성이 있음이 강조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변동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에 배팅하는 것이었다. 당첨이든 낙첨이든, 당첨이라 해도 그 후의 어떤 결과가 도래한대도 물 흐르듯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세상에 안 그런 것이 있겠냐마는.

 

6. 일반공급이라 하더라도 신청 자체에 의미가 있다.

묵혀두기만 했던 청약통장을 경제 기자들의 표현 따라 나도 '투척'은 해봤다는 것에 재미와 의미가 있었다. 당첨은 기대도 하지 못하는 공공분양 일반공급 청약신청이었지만, 청약신청 판단의 안목(뉴홈의 장/단점과 미래 수익성 등에 대한)을 키워가는 첫걸음을 뗐다는 점, 돈이 없다는 이유로 나와는 관계가 없는 먼 이야기라고 치부만 하다가 생존을 위해 자본주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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